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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이태호도예가나뭇재·불, 자연을 입는 도자기


“무유(無釉)도기로 독특한 아름다움 표현”

   
 
   
 
유약을 사용하지 않는 무유소성 작업으로, 거칠고 투박하면서도 부드럽고 미려한 상반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 내고 있는 도예가가 있다.

금사면 장흥리에 있는 ‘락(樂)’. 이태호 도예가(40)의 공방 이름이다. ‘뭐든지 즐겁게 하자’라는 뜻으로 공방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이태호 도예가는 일반적으로 도자기를 만들 때 바르는 유약을 사용하지 않고 가마에서 장작을 태울 때 날리는 재가 기물에 닿아 자연스럽게 유약 효과가 발현되는 무유도기를 만들고 있다.

많은 양의 재가 도기에 묻어야 하기 때문에 무유도기는 일반 도자기보다 소성시간이 길다. 이태호 도예가의 경우 한번 장작 가마에 불을 지피면, 36시간 동안 온도를 확인하면서 가마를 지킨다.

무유도기는 오랜 기간 불을 때는 과정에서 나뭇재가 불규칙하게 날리기 때문에 완성된 작품에는 불이 지나간 자국과 재가 녹아내린 효과가 자연스럽고 신비로운 모습으로 연출된다.

이태호 도예가는 불을 때는 36시간의 과정을 마라톤과 비교해 “체력의 안배와 길고 지루한 기다림. 쏟아지는 잠과의 싸움. 불이 끝난 후 불면의 남은 시간들. 그리고 또 다른 갈증”이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이태호 도예가 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작품이 완성된다.
이태호 도예가는 애니메이터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젊은 날, 여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던 매형을 통해 우연히 도자기를 접하게 됐고, 그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것.

   
 
   
 
처음 도자기를 배울 무렵, 우연히 NHK ‘도예탐방’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일본의 도예가 후르타니 미치오(Fufutani Mitio)가 작업하는 과정을 보게 됐다.

그때 무유소성 도기의 원시적인 질감과 색감에 큰 감명을 받았다. 무언가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곧바로 금사면 전북리로 들어가 손수 장작가마를 만들고, 무유도기를 빚기 시작했다. 이것이 이태호 공방 ‘락(樂)’의 시작이다.

당시 한국에는 무유도기를 만드는 작가가 두서너 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업과정을 독학으로 배워야 했다.

   
 
  ▲ 이태호 도예가의 무유도기.  
 
그는 “한국에서는 명맥이 끊긴 무유소성을 가야도기의 영향을 받은 일본작가에 의해 시작하게 된 것이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지금은 가마를 장흥리로 옮겨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얼마전 고양시 킨택스에서 열린 국제도자페어에서도 작품을 전시한 이태호 도예가는 매년 2회 정도 개인전을 열고 있으며, 올해도 가을쯤에 부산에서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일단 전시회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이태호 도예가는 “남들에게 인정받는 오브제 작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여주시민신문

이성주 기자  sj17@yjn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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